자생식물 기린초의 수면 유도 효과 밝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기린초'에서 수면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연구 성과를 원료 생산과 제품 개발로 잇는 산업화에 나선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2026년 11월 4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세종특별자치시농업기술센터, ㈜심플플래닛과 함께 기린초의 산업적 활용 확대와 안정적인 원료 생산, 농가 소득 증대에 협력하기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린초는 전국 산지에 자생하는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예로부터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다. 기린초의 잎은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로 '식품공전'에 등재돼 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활용 가치를 찾는 과정에서 기린초에 주목하고, 아주대학교 정이숙 교수 연구팀과 함께 기린초 추출물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동물실험 결과, 수면유도제를 투여한 뒤 기린초 추출물을 체중 100g당 3mg씩 먹인 집단은 약 2.7분 만에 잠들어 약 127분 동안 잠을 잤다. 이는 수면유도제 투여하고 추출물을 먹이지 않은 집단과 비교해 잠드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5% 줄고, 잠자는 시간은 약 70% 늘어난 것이다.
연구진은 기린초 추출물이 졸음 유도 신호물질인 아데노신의 에이투에이(A₂A) 수용체를 통한 수면 유도 경로에 관여한다는 점도 밝혔다. 실제로 이 수용체 작용을 막는 약물을 함께 투여했을 때, 추출물의 수면 유도 효과가 유의하게 줄어들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기린초 추출물을 투여했을 때 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 뇌(중추) 신경세포의 활성이 높아지고, 뇌신경 흥분을 가라앉히는 물질인 가바(GABA)의 양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 관련 기술은 국내 특허로 출원했으며, 국외 출원을 마쳤다.
농촌진흥청은 산업화를 위한 원료 생산 기준을 마련했다. 새순이 나온 뒤 약 60일이 지났을 무렵, 꽃대가 올라오기 전 수확한 잎을 열풍으로 말려 주정으로 추출하는 조건이 가장 적합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품질 관리를 위한 지표성분 3종의 함량 규격을 정하고, 이를 대량생산 공정에 적용하는 작업도 마쳤다.
아울러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위해 세종특별자치시에 0.5헥타르(ha) 규모의 시범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앞으로 재배 기반과 생산·가공 기준을 바탕으로 균일한 품질의 기린초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심플플래닛은 기린초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수면 건강 소재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윤영호 부장은 세종시와 함께 기린초의 안정적인 재배·생산 기반을 다지고, 기업과는 연구 성과를 제품으로 연결해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