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업체 동원해 모듈러교실 1,300억 규모 입찰담합 적발
국민권익위원회 부패심사과에 따르면, 특정업체가 가족과 친족으로 구성된 업체들과 공모해 모듈러교실 입찰담합을 적발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부패심사과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전국 13개 지역 33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모듈러교실 계약 실태조사에서 약 1,300억 원 규모의 입찰비리가 확인되었다.
국민권익위는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조달청, 각 시‧도 교육청 등 관계기관에 사건을 이첩하고, 입찰비리 추가 적발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권고하였다.
모듈러교실은 공장에서 골조, 마감재, 기계 및 전기설비 등을 규격화하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조립‧설치하여 완성하는 임시 학교 교실이다.
카탈로그 계약은 상품의 기능이나 특징, 조건, 가격 등을 설명한 카탈로그를 계약업체들이 제시하고, 수요기관은 제시된 카탈로그를 기반으로 필요한 서비스에 대한 견적을 요청하여 계약업체가 제안한 서비스의 규격과 가격 등을 평가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의 용역계약이다.
카탈로그 계약의 경우 수요기관에서 입찰 참가업체에 제안가격(기초금액)을 제시해야 하나, 제안가격 산정에 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교육기관별로 카탈로그 등록 업체로부터 견적을 제출받아 그 금액을 토대로 제안가격으로 산정하게 된다.
이로 인해 수요기관이 제시하는 제안가격 자체가 높게 형성되어 낙찰가격이 상승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조사에 따르면, ㄱ‧ㄴ업체가 2022년 7월부터 2026년 7월까지 4년간 입찰담합한 규모는 총 99건 1,300억 원에 달했다.
총액 입찰 방식과 비교할 때 카탈로그 계약 방식의 경우 모듈당 최대 3배 이상 가격이 높아지는 등 공공재정에 큰 손실을 초래하였다.
국민권익위는 올해 3월 모듈러교실 카탈로그 계약과 관련된 ㄱ업체의 입찰비리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하였다.
해당 신고는 ㄱ업체와 유착된 관계사들이 ○○교육청에서 발주한 모듈러교실 카탈로그 계약에 함께 참여하여 가격경쟁 왜곡 및 물품의 가격 상승 등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태조사는 2026년 5월 1일부터 8월 28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조사대상은 2022년 7월부터 2026년 7월까지 기간 동안 ㄱ, ㄴ업체와 관련된 모듈러교실 카탈로그 계약 99건 중 33건이었다.
국민권익위는 해당 신고를 조사하던 중 ㄱ업체가 체결한 ○○교육청 외에도 유사한 계약담합 비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전국 13개 지역 계약 324건 중 33건을 선별하여 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실태조사 결과, ㄱ업체와 유착관계에 있는 ㄴ‧ㄷ업체는 2020년 ㄱ업체에서 분할되어 가족과 친족들이 대표와 임원으로 있는 특수관계 회사들로 확인되었다.
ㄱ업체 대표는 친족과 함께 ㄴ업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ㄷ업체 대표는 ㄱ업체 대표의 배우자였다.
이러한 특수관계를 이용해 ㄱ업체와 ㄴ업체는 최근 4년간 전체 카탈로그 계약 발주물량 324건의 약 31%인 99건을 독점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별로는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ㄱ업체가 76건 1,000억 원, ㄴ업체는 총 23건 293억 원 규모인 것으로 확인되었고, ㄷ업체는 입찰담합에는 가담했으나 수주 실적이 없어 들러리 역할만 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조달 관련 규정에 따르면, 경쟁입찰 과정에서 특정인의 낙찰을 위해 입찰가격을 상의하여 투찰하는 행위는 금지되지만, ㄱ업체 대표는 자신의 배우자와 친족을 내세워 ㄴ‧ㄷ업체와 가격담합을 통해 입찰에 반복적으로 참여하여 고의로 입찰가격을 높거나 낮게 투찰하는 방법 등으로 ㄱ업체 또는 ㄴ업체의 낙찰을 유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모듈러교실에 대한 교육기관들의 검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모듈러교실은 건축자재 및 비품 등에서 환경오염물질 방출량이 높아 학생들과 교사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용 전 2회 이상 실내공기질 측정을 하도록 계약서 및 과업지시서에 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육기관에서 납품업체 부담으로 실내공기질을 측정토록 한 후 그 결과를 제출받고 있어, 측정 결과가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한편, ㄱ업체는 계약조건에 따라 제품을 직접 생산해야 함에도 ㄱ업체 대신 ㄴ업체의 공장에서 모듈러 제품을 생산‧납품하고 수익을 분배해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담합 등 입찰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 및 추가 비리 적발을 위해 해당 부패신고사건을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조달청 및 시‧도 교육청 등 관계기관에 이첩하였다.
관계기관 이첩 현황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입찰담합 조사, 경찰청에 특정업체들의 수사, 조달청에 특정업체들에 대한 부정당업자 제재와 부당이득 환수 여부 조사, 시‧도 교육청에 특정업체들과 체결한 계약의 전수조사 및 규정 위반자 징계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부패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계약 단계별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조달청과 시‧도 교육청에 권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