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식 재배에 유리한 호박 육종 빨라진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동양계 호박의 잎 가장자리 갈라짐 여부를 모종 단계에서 판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 2종이 개발되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동양계 호박의 잎 가장자리 갈라짐 여부를 모종 단계에서 판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 2종이 개발되었다.
호박의 잎 모양은 햇빛을 받거나 통풍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육종 형질이다. 특히 잎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진 호박은 빛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해 밀식 재배에 적합한 품종 개발에 활용 가치가 크다. 작물을 좁은 간격으로 촘촘히 심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동양계 호박의 잎 가장자리 갈라짐(결각) 여부를 모종 단계에서 미리 판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 2종을 개발했다. 분자표지는 작물의 특정 형질과 관련된 DNA 차이를 확인해 원하는 특성을 지닌 개체를 신속하게 선발하는 데 활용하는 기술이다. 동양계 호박(Cucurbita moschata)은 국내에서 널리 재배하는 호박의 한 종류다.
잎 모양은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져 여러 갈래로 나뉜 결각형과 갈라짐이 거의 없이 넓고 둥근 모양을 띠는 비결각형으로 구분된다. 결각형 잎은 잎 사이의 겹침과 그늘을 줄여 아래쪽 잎까지 빛이 잘 닿도록 도와준다. 또, 바람이 잘 통해 병 발생을 줄임으로써 밀식 재배용 품종 개발에 활용 가치가 크다.
다만, 모종 초기 단계에서는 잎이 아직 충분히 자라지 않아 갈라짐의 유무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원하는 잎 모양을 눈으로 정확히 가려내려면, 파종 후 본잎이 더 자랄 때까지 2개월가량 기다려야 한다.
연구진은 동양계 호박 유전자원 167점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신뢰도 높은 유전변이(단일염기다형성) 1만 528개를 확보했다. 잎 모양 정보와 유전체 정보를 비교하는 전장유전체연관분석을 수행한 결과, 동양계 호박 3번 염색체에서 잎의 갈라짐 유무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변이를 찾아냈다.
단일염기다형성(SNP)은 유전체의 같은 위치에서 개체에 따라 DNA를 구성하는 염기 하나가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변이다.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은 유전체 전반의 유전변이와 관찰한 특성을 비교해 특정 형질과 관련된 위치를 찾는 분석 방법이다.
이를 바탕으로 잎의 갈라짐 유무를 구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 2종을 개발했다. 또, 처음 분석에 쓰지 않은 동양계 호박 자원 35점(결각형 20점, 비결각형 15점)에 적용해 두 분자표지의 판별 결과가 실제 잎 모양 35점과 모두 일치함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종자 기업은 원하는 잎 모양을 가진 개체를 모종 초기 단계에서 미리 골라낼 수 있다. 즉, 밭에서 직접 잎을 확인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동력을 줄여 품종 개발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유전체 정보를 품종 개발에 활용하는 디지털 육종의 실용적인 선발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올해 6월 국제학술지 'Horticulture, Environment, and Biotechnology(HEB)'에 게재됐고, 관련 기술은 특허등록을 마쳤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종자 기업 3곳에 기술이전도 완료했다. '동양계 호박의 유전적 다양성과 원예적 특성에 관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이란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특허등록명(번호)은 동양계 호박 잎 결각 유무 판별 위한 분자마커 및 이의 용도(제10-2894566호)이며, 총 기술이전 금액은 1,900만 원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 장윤아 과장은 "이번 기술은 종자 기업이 원하는 잎 모양을 가진 호박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선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육종 현장에 필요한 형질의 분자표지를 개발하고 현장 활용을 지원해 우리 종자 기업의 디지털 육종 역량을 높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