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 겪은 약용작물 재배지, 내년 생육 위해 토양 점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여름철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를 겪은 약용작물의 안정적 생육을 위해 철저한 토양 환경 관리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더덕, 도라지, 황기와 같은 여러해살이 약용작물은 그해의 토양 환경 변화가 이듬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약용작물 재배지는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 토양 수분이 줄고 작물의 수분·양분 흡수 능력이 떨어진다.
반대로 집중호우 뒤에는 토양 빈틈(공극)이 물로 채워져 산소가 부족해지고, 축축한 상태가 지속된다. 이로 인해 경사지·두둑의 겉흙(표토)과 양분이 유실되거나 물길이 바뀔 수 있으며, 젖은 상태에서 사람이나 농기계 이동이 반복되면 토양이 다져져 물과 공기 이동이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같은 밭에서 겨울을 난 뒤 이듬해까지 생육을 이어가는 작물은 가을철 물 빠짐과 흙의 깊이, 통기성, 수분 보유 능력 등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집중호우 시기, 물이 오래 고였던 곳을 확인하고 고랑과 배수로가 흙이나 식물 잔재로 막혀 있는지 점검할 것을 권장했다.
또한 두둑이 무너지거나 겉흙이 유실돼 뿌리가 드러난 곳도 살펴야 한다. 작물이 계속 자라는 밭에서는 깊이갈이나 땅속 단단한 층을 깨는(심토파쇄) 등 적극적인 토양 개량이 어렵기 때문에 재배 중에는 물길 정비와 적정 토양 수분 유지 등 현재의 뿌리 환경을 안정시키는 관리가 우선이다.
토양 표면만 보고 건조하거나 습한 상태인지 판단하지 말고, 실제 뿌리가 분포하는 깊이에서 뿌리 주변 흙을 손으로 쥐어 지나치게 말라 쉽게 부서지거나, 반대로 물기가 많아 질척이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아울러, 겨울 전까지 과도하게 건조하거나 습한 상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덕·황기는 흙의 깊이가 40~50cm 정도로 깊고, 물 빠짐과 물을 머금은 성질, 통기성이 좋은 토양이 알맞다. 또한, 토양 다짐이나 물 빠짐 불량이 반복되는 곳은 작물을 수확한 뒤나 다음 재배지를 조성할 때 깊이갈이·심토파쇄, 배수로 정비 등을 통해 물과 공기가 잘 이동하고 뿌리가 충분히 뻗을 수 있도록 토양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
토양 화학성도 땅이 녹은 뒤 작물 생육이 시작되거나, 봄철 비료주기 전 확인해야 한다. 화학성은 양분 상태, 산도(pH), 염류 농도 등을 보는 것으로, 재배지를 대표하는 여러 지점에서 토양을 채취해 가까운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하면 알 수 있다.
참고로 더덕, 황기 재배지는 토양 산도(pH) 6.0~6.5, 염류 농도(EC) 2.0dS/m 이하의 범위를 적용하고 있다. 양분이 부족할 것을 우려해 비료를 일률적으로 주기보다, 토양 검정 후 작물별 웃거름 기준과 생육 상태를 고려해 필요한 양을 보충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재배과 박부희 과장은 "여러 해 재배하는 뿌리 이용 약용작물은 여름철 이상기상의 영향을 받은 토양에서 겨울을 나고 다음 해 생육을 이어간다."라며 "올해 토양수분 관리부터 이듬해 봄 토양 물리성과 토양 검정까지 단계적으로 관리해 안정적인 뿌리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