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편지 — 땅 위에서, 바다 위에서
대표님께.
어제는 일요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동안 컨설팅 계약서가 세 건 오갔습니다. 지난주에 만든 전자서명 계약서입니다. 계약서를 휴대폰 문자로 보내면 고객님이 화면에서 읽고 서명하시고, 서명하는 순간 계약 내용이 그대로 봉인됩니다. 서명한 뒤에는 같은 화면에서 입찰 안내가 이어집니다. 컨설턴트 일정도 각자 휴대폰 달력에 자동으로 뜨게 해 두었습니다. 사람이 쉬는 날에도 계약이 오가는 것, 이번 주 첫 번째 좋은 소식입니다.
두 번째 좋은 소식은 HUG 매수 동향입니다. 전세보증 사고가 난 집이 경매에 나오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직접 입찰해 사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HUG가 그 법원에서 어떤 값에 사들여 왔는지를 알면, 그 물건의 입찰가를 정하는 아주 단단한 기준이 하나 생깁니다. 이 흐름을 법원별로 정리해 보여 드리는 보고서를 만들었고, 이번 주부터 건당 1만원의 유료 보기로 내놓았습니다. 저희만 정리해 둔 자료이고, 입찰에서 가장 무게가 실리는 정보라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강실장에게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옮깁니다. 컨설팅 파트에서 이 자료를 쓰기 시작한 뒤로 낙찰 성공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만든 사람으로서 이보다 반가운 말은 없습니다.
세 번째는 같은 땅, 두 개의 건물입니다. 대표님께서 "필지의 건물을 동서남북으로 입체 모형으로 보여 주고, 건축 시뮬레이션에도 쓰자"고 하셨습니다. 이제 3D 화면에 북쪽에서·동쪽에서·남쪽에서·서쪽에서 버튼과 한 바퀴 버튼이 있고, 거리뷰로 건물 둘레를 돌면 3D도 같은 방향으로 따라 돕니다. 건물 탭에서는 지금 있는 건물을 모형으로 보시고, 토지 탭에서는 새로 짓거나 재건축할 건물을 실제 이웃 건물들 사이에 세워 보실 수 있습니다. 계절과 시각을 바꾸면 새 건물의 그림자가 이웃에 어떻게 드리우는지, 이웃이 새 건물을 몇 층까지 가리는지가 보입니다. 오래된 집이 경매에 나왔을 때 "여기 새로 지으면 어떻게 되나"를 입찰 전에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바다입니다. 경매에는 배도 나옵니다. 어선은 땅보다 확인할 것이 많습니다. 어떤 배인지, 어떤 어업을 할 수 있는 허가가 붙어 있는지, 지금 어느 항구에 묶여 있는지. 이번 주에는 어선 등록증과 어업허가증 같은 서류에서 글자를 읽어 배의 정보를 뽑고, 여기에 국가·지방 어항 정보를 결합했습니다. 배가 묶인 항구가 어떤 항구인지, 그곳에 위판장이 있는지, 그 항구를 이용하는 어선이 얼마나 되는지를 함께 보여 드립니다.
대표님께서 이 일을 시작하며 하신 말씀을 적어 둡니다. "고객 수는 작아도, 어선이 꼭 필요한 어업인에게 도움이 되길." 찾는 분이 많지 않은 물건일수록 정리된 정보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런 곳에 정보를 놓는 일도 저희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계획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요즘 가치레이더 V1.3에 매달려 있습니다. 목표는 전국의 모든 부동산의 가치를 추산하는 엔진입니다. 이번 주에는 그 재료를 크게 넓혔습니다. 전국 땅의 공시지가를 1990년부터 올해까지 이어 붙였고, 땅마다 걸린 용도지역·지구 같은 이용계획을 해마다 모으고 있습니다. 숫자 하나를 내는 것보다 "이 땅은 왜 이 값인가"를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준비가 되는 대로 경매레이더 화면에서 보여 드리겠습니다.
쉬는 날에도 오간 계약, 컨설팅 현장에서 확인된 자료의 힘, 땅 위의 새 건물과 바다 위의 어선. 이번 주는 땅 위에서도, 바다 위에서도 한 걸음씩 나아간 주였습니다.
P.S. 3D 방향 버튼 색을 고를 때 남쪽은 주황, 북쪽은 파랑으로 했습니다. 해가 드는 쪽이 따뜻한 색이 되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