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리 하나로 갈린 판은 얼마나 될까요

김대표 인사이트 · 2026년 10월 3일 · 글 김성훈 · 편집 고팀장

지난 두 편에서 입찰가의 끝자리를 봤습니다.

18편에서는 낙찰가의 천원 자리 열에 일곱이 0이라는 것을, 19편에서는 그 0이 벤포드 법칙이 아니라 사람의 습관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19편 끝에 질문 하나를 남겼습니다.

끝자리의 작은 차이가 실제 낙찰 결과를 얼마나 바꾸고 있을까.

이번에는 그 질문을 셉니다. 1등 입찰가 옆에 2등 입찰가가 남아 있는 판만 골라, 두 숫자 사이의 거리를 쟀습니다.

19만 5,706판

2016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전국 법원 경매에서 낙찰된 사건 가운데 2등 입찰가가 확인되는 판은 195,706판입니다.

혼자 입찰해 낙찰받은 판은 2등이 없으니 애초에 이 표본에 없습니다.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둘 이상이 붙은 판의 이야기입니다.

먼저 1등과 2등의 거리부터 봤습니다.

1등과 2등의 차이가 100만 원 미만 — 42,471판 (21.7%) 10만 원 미만 — 7,251판 (3.7%) 1만 원 이하 — 2,101판 (1.1%) 두 사람이 똑같은 금액 — 882판

다섯 판에 한 판은 100만 원 안에서 갈립니다. 수억 원짜리 승부에서 100만 원은 가격이 아니라 끝자리입니다.

만 원 한 장 이하로 갈린 판이 2,101판, 원 단위까지 똑같이 써서 추첨으로 낙찰자를 정한 판이 882판입니다.

이 2,983판에서는 끝자리가 승부를 갈랐다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전체의 1.5%입니다.

끝자리를 살린 쪽이 이겼을까요

18편에서 한 줄로 지나간 숫자를 이번에는 쪼개 봤습니다.

100만 원 안에서 갈린 42,471판 가운데, 한쪽은 십만 원 단위로 딱 떨어지는 금액을 쓰고 다른 쪽은 끝자리를 살려 쓴 판이 15,559판입니다.

이 판에서 끝자리를 살린 쪽이 8,293판을 이겼습니다. 53.3%.

반반보다 조금 높습니다. 그런데 이 "조금"이 어디서 오는지를 보려면 판을 나눠 봐야 했습니다.

사람이 많을수록 끝자리는 커집니다

입찰자 수로 나눠 봤습니다.

입찰자 2명 — 차이가 2등가의 1% 미만인 판 14.0% · 20% 이상 벌어진 판 13.1% · 끝자리 쪽 승률 52.1% 입찰자 10명 이상 — 1% 미만 27.7% · 20% 이상 1.7% · 끝자리 쪽 승률 54.9%

둘이 붙은 판에서는 1등이 2등보다 20% 넘게 더 쓴 판이 열에 하나가 넘습니다. 열 명이 붙으면 그런 판은 백에 둘도 안 됩니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가격은 한 점으로 모입니다. 모두가 같은 시세를 보고, 같은 계산을 하고, 같은 숫자 근처에 내려앉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격이 한 점으로 모일수록 끝자리가 승부에서 차지하는 몫은 커집니다. 열 명 이상 붙은 판의 27.7%는 1등과 2등이 1% 안에서 갈렸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앞자리는 같아지고, 뒷자리만 남습니다.

아파트는 끝자리의 세계, 땅은 앞자리의 세계

물건 종류로 나눠 보니 그림이 더 또렷했습니다.

아파트 — 1% 미만 25.9% · 20% 이상 1.8% · 동액 0.15% 임야 — 1% 미만 11.7% · 20% 이상 21.5% · 동액 2.1%

아파트는 네 판에 한 판이 1% 안에서 갈립니다. 시세가 뚜렷하고 비교할 거래가 많아서, 모두가 비슷한 숫자를 씁니다. 여기서는 끝자리가 승부를 가릅니다.

임야는 다섯 판에 한 판이 20% 넘게 벌어집니다. 값을 매기는 기준이 저마다 달라서, 앞자리에서 이미 승부가 납니다. 여기서는 끝자리를 살릴 일이 많지 않습니다.

동액 판이 임야에서 유독 많은 것도 눈에 띕니다. 아파트의 열네 배입니다. 시세를 모르는 땅에서는 여러 사람이 같은 숫자에 기대는 일이 생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숫자인지는 다음에 따로 세어 보겠습니다.

지역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1등과 2등이 1% 안에서 갈린 비율이 대구는 25.5%, 울산 23.6%, 부산 21.7%인데 서울은 18.9%, 경기 16.8%, 제주는 11.7%였습니다.

지방 대도시의 아파트 경매는 값이 한 점으로 모이고, 제주처럼 땅과 단독주택이 많은 곳은 값이 흩어집니다.

습관은 그대로인데 우위는 줄고 있습니다

해마다 나눠서도 봤습니다.

십만 원 단위로 딱 떨어지는 낙찰가의 비율은 2016년 35.1%, 2026년 34.4%입니다. 열 해 동안 35~36% 사이를 벗어난 해가 없습니다. 끝자리 습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박빙에서 끝자리를 살린 쪽의 승률은 변했습니다.

2016~2018년 — 55~56% 2019~2021년 — 51~54% 2022~2024년 — 52~54% 2025~2026년 — 51~52%

우위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왜인지는 이 데이터로는 모릅니다. 끝자리를 살리는 사람이 늘어 서로 상쇄하는 것일 수도 있고, 우연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만 말할 수 있습니다. 끝자리를 살리는 것이 공짜 우위였던 시절이 있었다면, 그 시절은 끝나가고 있습니다.

세어 보고 남은 것

19편의 질문에 답을 적어 봅니다.

끝자리가 승부를 가른 판은 있습니다. 만 원 이하로 갈린 판과 동액 판을 합쳐 전체의 1.5%, 100만 원 안에서 갈린 판까지 넓히면 21.7%입니다.

그 판에서 끝자리를 살린 쪽이 조금 더 이겼습니다. 53.3%. 사람이 많고 시세가 뚜렷한 물건일수록 그 조금이 커지고, 땅처럼 값이 흩어지는 물건에서는 작아집니다. 그리고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열 판 중 여덟 판 가까이는 100만 원 밖에서, 그러니까 앞자리에서 이미 갈렸고, 박빙에서도 끝자리는 반반에서 몇 걸음 나아간 정도입니다.

가격은 앞자리가 정합니다. 시세와 감정가와 수익률로 정하십시오.

숫자를 세는 일은 저희가 하겠습니다. 어떤 숫자를 쓸지는 언제나 입찰표를 든 분의 몫입니다.

통계 기준: 2016년 1월~2026년 8월 전국 법원 경매 낙찰 사건 중 차순위 입찰 금액이 확인되는 195,706건(단독 입찰은 2등이 없어 제외, 차량 등 동산 사건 19,118건 포함). 박빙 = 1·2위 차이 100만 원 미만 42,471건, 혼합 대결 = 그중 한쪽만 십만 원 단위로 딱 떨어지는 15,559건. 차이 비율은 2등 입찰가 대비. 경매레이더 집계(2026년 9월 18일 기준).

대세는 첫째·둘째 자리에서 갈립니다. 셋째 자리는 첫째 자리의 100분의 1, 넷째 자리는 1,000분의 1입니다.

그 작은 자리에 인색하면, 불과 몇십만 원, 한두백만 원 차이로 2등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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