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 응찰자 감소 석 달 뒤 낙찰가율 하락이 나타났습니다

김대표 인사이트 · 2026년 10월 6일 · 글 김성훈 · 편집 고팀장

1년 전만 해도 개찰 시간이면 법정 안에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다 제 사건 순서가 돼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법정에 앉을 자리가 생겼습니다.

저희가 입찰을 돕는 고객들의 사정도 달라졌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는 낙찰받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낙찰 성공률이 눈에 띄게 올랐습니다.

법정에서 느낀 이 변화가 숫자로도 확인되는지, 지난 1년 전국 아파트 경매를 월별로 자세히 분석해 보았습니다.

응찰자는 4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낙찰가율 하락은 석 달 뒤인 7월에 나타났습니다.

응찰자는 4월, 낙찰가율은 7월

2025년 9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아파트 한 건에 들어오는 사람은 6.5~7.4명을 오갔습니다. 4월부터 줄어 8월에는 4.93명이 됐습니다. 낙찰가율은 그동안 81~83%였고, 7월에 78.1%로 내려갔습니다.

전국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는 2026년 4월 5.91명부터 줄어 8월 4.93명, 낙찰가율 중앙값은 7월 78.1%로 하락.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84.1에서 196.3으로 상승.
전국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낙찰가율 중앙값은 경매레이더 집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한국부동산원(2026년 4월까지 반영). 세 숫자 모두 2025년 9월을 100으로 맞췄습니다.

감정가 5억원 아파트로 바꾸면, 1년 전 4억 1,250만원에 팔리던 것이 지금은 3억 8,600만원입니다. 2,650만원 차이입니다.

저는 이 석 달을 이렇게 봅니다.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간 뒤, 그것이 실제 낙찰가 하락으로 나타나기까지 3개월, 약 100일이 걸린 것입니다. 다만 이런 순서가 매번 되풀이되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저희가 지켜본 것은 이번 한 번의 흐름입니다.

서울 — 낙찰가는 실거래가보다 낮은데, 응찰자는 무려 43%나 줄었습니다

사실 ① 서울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는 2025년 9월 6.82명에서 2026년 8월 3.89명으로 무려 43%나 줄었습니다. 매각률은 50.2%에서 29.1%가 됐습니다. 두 건 중 한 건 팔리던 것이 열 건 중 세 건 팔립니다.

2025년 9월 → 2026년 8월 (평균 응찰자 · 매각률 · 낙찰가율 중앙값) 서울 — 6.82 → 3.89명 · 50.2 → 29.1% · 89.7 → 87.7% 경기·인천 — 6.55 → 5.45명 · 38.9 → 33.1% · 84.0 → 80.2% 지방 광역시 — 8.24 → 5.15명 · 38.3 → 39.3% · 80.6 → 78.3% 그 밖의 지방 — 7.03 → 4.51명 · 33.0 → 32.6% · 79.2 → 72.6%

사실 ②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거래량은 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5년 9월 184.1에서 2026년 4월 196.3으로 6.6%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경기는 3.2% 올랐고, 지방 광역시와 도는 거의 제자리였습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2025년 12월 2.1만 호에서 2026년 6월 3.0만 호로 늘었습니다(국토교통부 집계, 금융위원회 8월 14일 발표 인용).

사실 ③ 서울 아파트 낙찰가는 실거래가보다 낮습니다. 다만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에는 그 차이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2026년 5~8월 낙찰된 아파트를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직전 6개월 실거래가와 맞춰 봤습니다.

서울 아파트 2026년 5~8월 낙찰 170건 중앙값: 낙찰가 ÷ 감정가 100.3%, 낙찰가 ÷ 실거래가 95.7%, 감정가는 실거래가의 95.5%.
같은 단지·전용면적 ±1.5㎡의 경매 직전 6개월 국토교통부 매매 실거래 평균과 대조했습니다(비교 거래 2건 이상인 서울 낙찰 170건). 경매레이더 집계.

서울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동안 감정가에 그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아, 감정가가 실거래가의 95.5%에 머물렀습니다. 그래서 흔히 보는 낙찰가율은 100%를 넘지만,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4% 남짓 싸게 샀습니다.

지난 4호에서 쓴 대로입니다.

오르는 장에서는 그 가격으로 백 번 써도 패찰하고, 내리는 장에서는 그 가격이 고가 낙찰이 됩니다. 낡은 데이터를 넣으면, 낡은 답이 나오는 것입니다.

사실 ④ 가계대출은 늘었고, 같은 기간 생애 첫 주택 구입도 크게 늘었습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 매달 늘었고, 주택담보대출은 매달 3조~5.5조원씩 늘었습니다. 경매 응찰자가 줄기 시작한 4월에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2026년 1~7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감 +1.4, +2.9, +3.5, +3.5, +9.3, +8.3, +6.2조원. 주택담보대출 +3.0, +4.1, +3.0, +5.5, +4.0, +4.5, +3.5조원.
금융위원회 「2026년 7월 가계대출 동향(잠정)」(8월 14일). 7월은 잠정치입니다. 가계대출 전체에는 주택담보대출이 포함됩니다.

누가 집을 샀는지는 등기 통계에 나옵니다. 2026년 8월 서울에서 매매로 소유권이 넘어간 집합건물 17,371건 가운데 9,343건, 53.8%는 생애 처음 집을 산 사람이었습니다. 2010년 통계 공개 이후 가장 높은 비중입니다(대법원 등기정보광장, 보도 인용). 올해 2~7월 주택을 사며 빌린 돈 28조 3,512억원 가운데 약 56%는 30대가 빌렸습니다(국토교통부 자금조달계획서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자료, 보도 인용).

투자자 중심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경매 시장이 바뀌었습니다.

낙찰가는 실거래가보다 낮고, 가계대출과 매매 거래는 늘었는데, 경매 응찰자는 43% 줄었습니다. 저는 이 두 숫자를 이렇게 읽습니다. 대출은 늘었는데 입찰자가 절반으로 줄었다면, 줄어든 응찰자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무주택 실수요자가 아니라 투자자입니다. 무주택자는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 대출을 받아 매매시장에서 집을 샀고, 다주택자와 규제지역 투자자는 대출 문턱에 막혀 경매 입찰을 접었습니다.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이 대출이고, 그 문턱에서 입찰 계획을 접는 분을 많이 봅니다.

업계에서도 같은 방향의 분석이 나옵니다. 경매 시장이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것입니다.

물론 가계대출 총량과 등기 통계는 매매시장의 숫자입니다. 경매 낙찰자 가운데 투자자가 얼마나 줄었는지를 저희 자료로 직접 셀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대목은 두 숫자를 겹쳐 본 제 해석입니다.

다만 이 해석과 같은 방향의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3개월 평균으로 보면 서울 아파트 경매 응찰자는 25%, 경기도 규제지역은 18%, 규제를 받지 않는 경기도 지역은 11% 줄었습니다(2025년 9~11월 → 2026년 6~8월). 대출 규제가 걸린 곳일수록 입찰자가 더 많이 줄었습니다.

전체 입찰자 수로 세면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같은 기간 서울은 경매에 부쳐진 아파트가 11% 늘었는데 입찰자 수는 2,034명에서 1,257명으로 38% 줄었습니다. 경기도 규제지역은 물건이 5% 늘고 입찰자 수가 14% 줄었습니다. 규제를 받지 않는 경기도 지역은 입찰자 수가 오히려 12% 늘었습니다. 서울과 경기도 규제지역에서 한 건당 응찰자가 줄어든 것은 물건이 늘어서가 아니라 입찰하는 사람이 줄어서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매일 보는 모습도 이와 같습니다.

2회 유찰 물건의 매각률이 오른 이유는?

2025년 9월 → 2026년 8월 (매각률 · 평균 응찰자 · 낙찰가율 중앙값) 신건(최저가 = 감정가) — 5.5 → 4.9% · 3.70 → 3.61명 · 102.8 → 104.3% 1회 유찰 뒤(최저가 70~80%) — 73.6 → 60.9% · 7.96 → 5.39명 · 85.0 → 81.5% 2회 유찰 뒤(최저가 49~64%) — 62.1 → 67.8% · 6.45 → 4.69명 · 68.0 → 62.2%

1년 전에는 한 번 유찰된 아파트 네 채 중 세 채가 다음 기일에 팔렸습니다. 지금은 열 채 중 여섯 채입니다. 반대로 두 번 유찰된 물건은 더 잘 팔립니다.

처음 이 숫자를 보면 “한 번 더 떨어지길 기다렸다가 들어간다”고 읽기 쉽습니다. 그런 고객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두 번 유찰되고 나서야 그 물건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실제로 더 많습니다. 요즘 경매 컨설팅 회사들이 광고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고, 예전에 물건을 널리 알리던 블로그 홍보도 AI가 들어오면서 효과가 줄었습니다. 입찰자가 물건을 처음 알게 되는 시점이 늦어진 것입니다. 입찰자가 물건을 언제 처음 봤는지는 통계에 잡히지 않지만, 상담 현장에서는 “두 번 떨어진 뒤에야 이 물건을 알았다”는 분을 자주 만납니다.

낙찰가율 하락폭은 감정가 3억원 미만 아파트에서 가장 컸습니다

감정가 3억원 미만 아파트는 1년 새 낙찰이 613건에서 922건으로 50% 늘었고, 낙찰가율은 77.6%에서 73.3%로 내려왔습니다. 응찰자는 6.65명에서 4.39명이 됐습니다. 3억~6억원은 85.2%에서 82.4%로 2.8%포인트, 6억~10억원은 87.2%에서 87.6%로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표본이 10건 미만인 20억원 이상 구간은 제외).

지난 14호에서 “돈은 권리분석 실력보다 경쟁을 피하는 선택에서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라고 썼습니다. 경쟁이 빠진 자리가 어디인지는 이 숫자가 보여 줍니다. 그 자리가 좋은 자리인지는 물건마다 다릅니다.

집계 기준: 경매레이더, 전국 법원경매 아파트(주상복합 주거·도시형 생활주택 포함) 매각 결과, 2025년 9월~2026년 8월.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중앙값. 회차는 최저가와 감정가의 비율로 나눴습니다. 입찰자 수는 낙찰 물건의 응찰자 합계(유찰 물건은 응찰자 0명)로, 같은 사람이 여러 물건에 입찰하면 여러 번 셉니다. 실거래가 비교는 거래가 있는 단지만 셌고, 8월 실거래는 신고 기한이 남아 있어 조금 더 늘 수 있습니다. 현장 체감과 원인 해석은 필자의 상담·입찰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경매레이더 집계(2026년 9월 25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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