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분양·청약
육십 대 배씨가 첫 아파트 청약을 넣던 해에는 은행 창구 앞에 줄을 서야 했다.
접수 전날 밤 배씨는 접이식 의자와 보온병을 챙겨 지점 앞 인도에 자리를 잡았다.
새벽이 되자 줄은 골목 모퉁이를 돌아 버스 정류장까지 이어졌다.
창구에서 신청서를 낼 때쯤에는 손이 곱아 서명이 비뚤어졌다.
지난주 서른두 살 딸이 처음 청약을 넣는다며 배씨를 거실로 불렀다.
딸은 소파에 앉은 채 휴대전화로 인증서를 띄우고 몇 번 화면을 누르더니 접수가 끝났다며 화면을 내밀었다.
걸린 시간은 삼 분이었다.
베란다 창고 구석에 접힌 채 있는 그 의자를 떠올리며, 배씨는 격세지감에 한동안 말이 없었다.
격세지감 隔世之感
| 독음 | 사이 뜰 격·인간 세·갈 지·느낄 감 |
|---|---|
| 축자 | 세대를 건넌 듯한 느낌 |
| 뜻 | 짧은 사이에 몰라보게 달라져 딴 세상 같은 느낌. |
생활 — 삼십 년 만에 찾은 고향 동네에는 논 대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어 격세지감이 들었다.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