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분양·청약

고요한 부엌의 이야기

김씨는 늦은 저녁, 부엌 식탁에 앉아 분양가가 적힌 종이를 바라보았다.

미분양이 아닌 단지는 없었고, 가격은 점점 내려가고 있었다.

친구들은 기회라며 계약을 서두르라고 했지만, 김씨는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탁자 위에는 오래된 지역 개발 계획서와 새로 발표된 교통망 확장 계획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지금은 어려워 보여도, 몇 년 뒤엔 달라지겠지.' 김씨는 속으로 다짐하며, 한 모금 마신 차가 썼다.

양약고구라 했던가, 지금의 쓴맛이 언젠가 달게 느껴질 날이 올 것이다.

이 장면의 성어

양약고구 良藥苦口

독음어질 량·약 약·쓸 고·입 구
축자좋은 약은 입에 쓰다
바른 충고는 듣기 거북하지만 이롭다.

다른 이야기

알람 소리와 함께 도착한 문자 · 일편단심낮은 번호의 행운 · 입신양명로비의 긴 그림자 · 자화자찬서랍 속의 분양 안내서 · 작심삼일창밖의 키 작은 나무들 · 안빈낙도숫자들 사이의 이름들 · 낭중지추모델하우스의 꿈속 산책 · 애지중지변경된 청약 조건의 저녁 · 조변석개차가운 바람과 따뜻한 차 한 잔 · 우공이산2천만 원의 무게 · 부화뇌동새벽 창문에 비친 숫자들 · 형설지공모형 도시의 작은 축제 · 화기애애네 글자 이야기 전체 보기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