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경매·공매
그날은 법원 앞 농협부터 막혔다.
보증금을 찾으려는 줄이 창구 밖까지 늘어서 있었고, 시계는 자꾸 열한 시를 향해 갔다.
마감이 열한 시 이십 분이라는 생각에 손끝이 떨렸다.
십 분을 남기고 법정에 들어가 서둘러 입찰표를 넣었다.
개찰에서 내 이름이 최고가로 불렸다.
그런데 곧이어 무효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 물건번호 칸이 비어 있었다.
법정 여기저기서 웃음과 웅성거림이 일었고, 그 소리가 전부 나를 향하는 것처럼 들렸다.
감정가부터 명도 계획까지 몇 주를 계산했는데, 정작 칸 하나를 비웠다.
천려일실은 그 빈칸의 이름이었다.
천려일실 千慮一失
| 독음 | 일천 천·생각 려·한 일·잃을 실 |
|---|---|
| 축자 | 천 번의 생각에도 한 번의 실수는 있다 |
| 뜻 | 아무리 치밀한 사람도 한 가지쯤은 놓칠 수 있다는 뜻. |
생활 — 이씨는 길을 걷다 문득 휴대폰을 집에 두고 온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빈틈없는 하루를 보내려 해도, 가끔은 이런 작은 실수가 따라오는 법이다.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