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경매·공매

농림지역이라는 두 글자

잘 지어진 공장이 감정가의 절반 아래까지 떨어져 있었다.

컨설팅 업체에 검토를 맡겼고, 아무 문제 없다는 답을 받았다.

1등으로 낙찰받고 성공보수까지 지급했다.

며칠 뒤 시청에 다른 일로 들렀던 회사 이사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전해 왔다.

그 땅은 농림지역이라 농수산물이나 식품 관련이 아니면 공장등록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공장을 사서 공장으로 쓸 수 없는 셈이었다.

매각불허가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보증금 2억 원이 그대로 사라졌다.

서류 한 줄, 용도지역 두 글자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대가였다.

경거망동이라는 말은 이렇게 비싸게 배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장면의 성어

경거망동 輕擧妄動

독음가벼울 경·들 거·망령될 망·움직일 동
축자가볍게 들고 망령되이 움직인다
뜻깊이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나선다는 뜻.

이 이야기에 나온 말

매각불허가 — 경매 상식에서 보기감정가 — 경매 상식에서 보기이사 준비 — 경매 상식에서 보기

다른 이야기

매각결정기일 하루 전의 문건 · 호사다마스터디 모임의 열두 장짜리 화면 · 거두절미맨 앞줄과 맨 뒷줄 · 골육상쟁봉투를 뜯는 손 · 공명정대칠만 원 차이 · 막상막하재매각 공고가 붙은 다음 날 · 구사일생책 세 권과 포기한 아파트 · 식자우환커피잔 밑의 목록들 · 표리부동새벽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 승승장구빈 컵라면 박스 · 일망타진마지막 전원 버튼을 누르며 · 풍전등화모니터에 비친 유찰의 밤 · 일벌백계네 글자 이야기 전체 보기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