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경매·공매

개찰 후의 침묵

화요일 오전, 경매법정 안은 각자의 셈법으로 가득했다.

신씨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서류를 만지작거리며 개찰을 기다렸다.

감정가보다 한참 낮은 최저가로 유찰된 어느 작은 아파트가 그의 목표였다.

입찰표를 넣기 전, 그는 다른 참가자들의 흐릿한 목소리와 눈빛을 주의 깊게 살폈다.

입찰함이 열렸을 때, 예상 외의 저가 낙찰자 이름이 발표되자 주변은 잠시 소란스러워졌다.

그러나 신씨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떴다.

도광양회라 했던가, 빛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었다.

이 장면의 성어

도광양회 韜光養晦

독음감출 도·빛 광·기를 양·그믐 회
축자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
뜻재능과 속뜻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쌓는다는 뜻.

다른 무대의 쓰임

거래 — 김씨는 매매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꼼꼼히 살펴보며 근저당이 없는지 확인했다. 호가가 흔들리는 시장에서 신중한 선택이 필요했다.

생활 — 박씨는 오래된 주택의 낡은 창문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광양회, 지금은 잠시 쉬어가며 다음을 도모할 시간이었다.

이 이야기에 나온 말

감정가 — 경매 상식에서 보기입찰표 작성법 — 경매 상식에서 보기유찰 — 경매 상식에서 보기

다른 이야기

맨 앞줄과 맨 뒷줄 · 골육상쟁봉투를 뜯는 손 · 공명정대재매각 공고가 붙은 다음 날 · 구사일생칠만 원 차이 · 막상막하매각결정기일 하루 전의 문건 · 호사다마스터디 모임의 열두 장짜리 화면 · 거두절미책 세 권과 포기한 아파트 · 식자우환초록색 숫자가 사라진 창구 · 연전연승지하철역 앞의 카페 모퉁이 · 백절불굴낙엽 사이로 보이는 비밀 · 오합지졸입찰표를 들고 떠난 오후 · 좌불안석노트북 위의 세월 · 온고지신네 글자 이야기 전체 보기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