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거래
이씨가 첫 집을 산 방법은 단순했다.
매매가 4억 2천에 전세 3억 8천이 끼어 있었으니, 모자란 4천만 원만 신용대출로 채우면 됐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날 이씨는 친구들에게 집주인이 됐다고 자랑했다.
이 년 뒤 전세 만기가 다가오자 인근에 새 아파트 입주가 몰리며 전세 시세가 3억 1천까지 내려갔다.
세입자는 나가겠다고 했고, 새 세입자를 구해도 7천만 원이 비었는데 신용대출 한도는 이미 차 있었고 적금은 이 년 전 계약금으로 다 쓴 뒤였다.
은행 창구에서 돌아오는 길, 이씨는 자기 집이 남의 보증금에 기대 서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셈해 보았다.
대출 이자가 빠지는 날마다 아내가 그 집을 사상누각이라고 부를 때, 이씨는 대꾸하지 못했다.
사상누각 砂上樓閣
| 독음 | 모래 사·위 상·다락 루·집 각 |
|---|---|
| 축자 | 모래 위에 지은 누각 |
| 뜻 | 기초가 약해 오래가지 못할 일이나 물건. |
재개발·재건축 — 사업성 검토 없이 동의율만 앞세운 추진위원회의 계획은 사상누각으로 끝났다.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