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경매·공매
민씨는 경매를 시작하며 권리분석 책을 세 권 읽었다.
처음 노린 아파트의 매각물건명세서에는 말소기준권리보다 먼저 전입한 임차인이 있었다.
책에서 본 대로라면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고, 보증금을 떠안을 수도 있는 물건이었다.
민씨는 보증금 1억 2천을 인수한다고 셈하고 입찰을 접었고, 그 물건은 최저가보다 조금 높은 값에 다른 사람에게 낙찰됐다.
나중에 사건기록을 다시 읽어 보니, 그 임차인은 말소기준권리보다 먼저 확정일자를 받고 배당요구까지 해 둔 상태여서, 순위대로라면 보증금 대부분을 배당으로 받아 갈 사람이었다.
그날 밤 민씨는 책 세 권을 책장에 꽂으며, 배당은 셈하지 않고 대항력만 외운 공부가 식자우환이 됐다고 혼잣말을 했다.
식자우환 識字憂患
| 독음 | 알 식·글자 자·근심 우·근심 환 |
|---|---|
| 축자 | 글자를 아는 것이 근심이 된다 |
| 뜻 | 어설프게 아는 것이 도리어 걱정을 부른다는 말. |
거래 — 인터넷에서 본 특약 문구를 그대로 옮겨 넣었다가 오히려 분쟁이 생겼으니, 그야말로 식자우환이었다.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