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경매·공매

창밖에 보이는 숫자들

박씨는 머릿속에서 여러 번 되새긴 계산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매각기일이 다가올수록 감정가와 최저가 사이의 그 아슬아슬한 차이를 떠올리는 일이 잦아졌다.

입찰 서류를 작성할 때도 손이 떨려 이름을 두 번이나 틀렸다.

쓸 수 있는 자금은 한정되어 있었고, 매각허가를 받을 확률은 불확실했다.

개찰이 시작되자, 그의 시선은 창밖으로 향했다.

한참을 쳐다보던 그는 마지막 결정을 내렸다.

그 순간, 경매법정의 공기는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차갑고 위태로웠다.

여리박빙, 그 마음가짐으로 그는 입찰서를 제출했다.

이 장면의 성어

여리박빙 如履薄氷

독음같을 여·밟을 리·엷을 박·얼음 빙
축자살얼음을 밟는 것과 같다
뜻아슬아슬하고 위태로워 조심스럽기 그지없다는 뜻.

다른 무대의 쓰임

거래 — 김씨는 등기부등본을 다시 확인하며 근저당권을 세심히 살폈다. 새로운 계약의 첫 단추가 잘못 꿰인다면 큰 손해를 볼 것이 자명했다.

생활 — 도심 속 아파트 외벽에 낡은 페인트 자국이 선명했다. 그곳을 지나던 이들은, 비가 내리면 그 자국이 선명해진다는 사실을 여전히 잊지 않았다.

이 이야기에 나온 말

매각결정기일 — 경매 상식에서 보기매각기일 — 경매 상식에서 보기감정가 — 경매 상식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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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