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경매·공매

사라진 경쟁의 흔적들

오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경매법정.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김씨는 왠지 모를 긴장감에 손끝이 땀으로 젖어갔다.

주변에서는 입찰함의 두꺼운 겉면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조용히 속삭였고, 그때마다 인기 물건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첫 번째 봉투가 열리자 모두가 숨을 죽였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하나둘씩 열리는 봉투에서 그 유명한 대기업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높은 가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혹은 서로의 존재를 의식한 탓인지 알 수 없었다.

결국, 입찰자들 모두가 바라던 그 건물은 유찰되고 말았다.

마치 시작만 거창했던 용두사미처럼, 경매장의 열기는 그렇게 식어갔다.

이 장면의 성어

용두사미 龍頭蛇尾

독음용 룡·머리 두·뱀 사·꼬리 미
축자용의 머리에 뱀의 꼬리
뜻시작은 거창했으나 끝이 흐지부지된다는 뜻.

이 이야기에 나온 말

유찰 — 경매 상식에서 보기

다른 이야기

스터디 모임의 열두 장짜리 화면 · 거두절미맨 앞줄과 맨 뒷줄 · 골육상쟁봉투를 뜯는 손 · 공명정대칠만 원 차이 · 막상막하매각결정기일 하루 전의 문건 · 호사다마재매각 공고가 붙은 다음 날 · 구사일생책 세 권과 포기한 아파트 · 식자우환명도 협상 테이블 위의 동전 하나 · 암중모색막차 끊긴 오후의 결정 · 전전긍긍대출 창구의 짙은 눈썹 · 단도직입가라앉지 않는 감정평가서 위로 · 전전반측텅 빈 지갑 속의 한숨 · 절치부심네 글자 이야기 전체 보기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