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생활
스물여섯 살 윤씨는 첫 전셋집 만기 날에야 집주인과 연락이 끊겼다는 것을 알았다.
같은 건물 열네 가구가 같은 처지였고, 삼층에 사는 오십 대 강씨가 피해자 모임을 꾸렸다.
윤씨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울먹이자, 강씨는 파란 파일 하나를 내밀었다.
그 안에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서 양식과 보증보험 청구 서류 목록, 전입세대 열람 내역을 떼는 방법이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었다.
강씨는 퇴근 뒤 윤씨와 법원 민원실에 함께 가 서류의 빈칸을 같이 채웠다.
넉 달 뒤 보증보험에서 보증금이 들어오던 날, 윤씨는 가장 먼저 강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씨는 자기 보증금은 아직 소송 중이라며 웃기만 했다.
그날 이후 윤씨의 휴대전화에는 강씨 이름이 각골난망 강 선생님으로 저장되어 있다.
각골난망 刻骨難忘
| 독음 | 새길 각·뼈 골·어려울 난·잊을 망 |
|---|---|
| 축자 | 뼈에 새겨 잊기 어렵다 |
| 뜻 | 입은 은혜가 너무 커서 결코 잊을 수 없다. |
경매·공매 — 배당요구종기를 일주일 앞두고 서류를 챙겨 준 동네 법무사의 도움은 그 세입자에게 각골난망이었다.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