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생활
열두 살 준호는 방과 후면 늘 휴대전화 게임을 붙들고 있었다.
지난봄 아버지 직장이 옮겨지면서 가족은 구립도서관 바로 옆 오래된 빌라로 이사했다.
새 학교 친구들은 학원이 끝나면 도서관 열람실에 모여 숙제를 하고 만화책을 빌려 갔다.
준호도 처음에는 친구들을 따라가 와이파이만 잡고 게임을 했다.
한 달쯤 지나자 친구들이 돌려 보는 탐정 소설 시리즈가 궁금해졌다.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준호의 대출 기록에는 스무 권이 넘는 책 제목이 찍혀 있었다.
잔소리 한 번 하지 않았던 어머니는 저녁 식탁에서 그 목록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이삿짐을 풀던 봄날 어머니가 바란 것은 그저 조용한 동네였는데, 도서관 옆 친구들 틈에서 아이는 마중지봉으로 곧게 크고 있었다.
마중지봉 麻中之蓬
| 독음 | 삼 마·가운데 중·갈 지·쑥 봉 |
|---|---|
| 축자 | 삼밭에 난 쑥 |
| 뜻 | 좋은 환경에서 지내면 저절로 바르게 된다는 말. |
거래 — 학군지로 옮기는 이유를 묻자 그는 마중지봉을 들며 아이 친구들을 먼저 보았다고 했다.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