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생활

스물두 해 셋방 끝의 첫 상

남씨 부부가 셋방을 전전한 세월은 스물두 해였다.

지난달 마침내 작은 아파트 등기를 마치자, 시골에 사는 어머니가 집들이 상은 당신이 차리겠다고 나섰다.

어머니는 사흘 전 올라와 시장을 두 번 오가며 갈비를 재우고 전을 부쳤다.

집들이 날 아침에는 고향에서 택배로 부친 조기와 더덕이 도착했다.

저녁 무렵 접이식 상 두 개를 이어 붙였는데도 접시를 놓을 자리가 모자랐다.

손님들이 돌아간 뒤 어머니는 빈 그릇을 포개며, 셋방 살 때는 부엌이 좁아 전 한 판 부칠 데도 없었다고 웃었다.

남씨는 설거지를 하다 말고 거실의 상을 다시 바라보았다.

어머니의 진수성찬은 스물두 해 이삿짐 끝에 처음으로 우리 집 바닥에 펼쳐진 상이었다.

이 장면의 성어

진수성찬 珍羞盛饌

독음보배 진·바칠 수·성할 성·반찬 찬
축자귀한 음식으로 푸짐하게 차린 상
뜻맛있고 많이 차린 음식.

다른 무대의 쓰임

재개발·재건축 — 이주를 앞둔 마지막 반상회에서 부녀회는 진수성찬을 차려 삼십 년 이웃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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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