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생활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외아들 임씨 앞에 남은 것은 지방 소도시의 낡은 단독주택 한 채였다.
형제도 없고 친척들은 멀리 살아, 상속 절차는 모두 임씨 혼자 몫이었다.
임씨는 주말마다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가 주민센터에서 가족관계 서류를 떼고, 시청에서 취득세를 신고했다.
등기소에서는 서류 한 장이 빠져 두 번이나 발길을 돌렸다.
평일 저녁에는 아버지가 남긴 공과금 고지서와 통장을 한 장씩 맞춰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일은 사십 년 치 살림이 쌓인 집을 비우는 것이었다.
석 달째 되던 날 임씨는 빈 마당에 앉아 새로 발급받은 등기부를 펼쳐 보았다.
소유자 칸에 적힌 자기 이름 한 줄에 석 달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고군분투 孤軍奮鬪
| 독음 | 외로울 고·군사 군·떨칠 분·싸울 투 |
|---|---|
| 축자 | 외로운 군대가 힘껏 싸운다 |
| 뜻 | 도와주는 이 없이 혼자 힘겹게 애쓰는 것. |
경매·공매 — 도와줄 사람 없이 명도부터 수리까지 혼자 해낸 첫 낙찰은 말 그대로 고군분투였다.
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