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이야기 · 경매·공매

감정서에 없는 균열들

경매법정에 들어선 김씨는 유독 한 물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감정가가 수상할 만큼 낮았지만, 누군가가 말하기를 그 건물의 하자가 감정서에 누락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개찰장에서 그 말을 못 들은 척했다.

이내 입찰서를 내밀고, 다른 입찰자들을 향해 확신에 찬 미소를 보였다.

개찰이 시작되자, 낙찰은 김씨의 것이었다.

모두가 의아해하는 가운데 김씨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옛말을 떠올렸다.

그의 작은 속삭임 속에 '지록위마'가 자리 잡았다.

이 장면의 성어

지록위마 指鹿爲馬

독음가리킬 지·사슴 록·할 위·말 마
축자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
뜻뻔한 사실을 힘으로 눌러 거짓을 참이라 우긴다는 뜻.

다른 무대의 쓰임

거래 — 황씨는 오래전부터 이 아파트를 노렸다. 등기부등본을 여러 번 확인했지만, 근저당이 조금이라도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마침내 계약서를 쓰게 된 날, 그 걱정은 기우였다.

생활 — 박씨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주말마다 산책을 즐긴다. 그런데 오늘은 작은 공원 한구석의 꽃들이 새삼 눈에 띈다. 그는 '작은 것들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문득 떠올렸다.

이 이야기에 나온 말

감정가 — 경매 상식에서 보기입찰 절차 — 경매 상식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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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어·독음은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을 참조했습니다 (CC BY-SA 2.0 KR). 뜻풀이와 이야기는 경매레이더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공입니다.